◎ 이름:휴 (ihuecrea@chol.com) ◎ 2003/9/20(토) 22:26 (MSIE6.0,Windows98) 218.155.76.62 1024x768 천왕봉에 올랐습니다.   이틀 째 날씨가 좋아서 두 번 천왕봉에 올랐지요. 일출을 기다리는 동안 몇번이나 흐린듯해서 조마조마했는데, 결국 그 산은 나를 받아 주었습니다. 네발 짐승이 되어 기어 올랐어도 천왕봉 일출경을 볼 수 있었으니 혼자 첫 발자욱을 자축하면서 춤을 추던 휴의 설레임이 담긴 선물입니다. 2003년 9월 17일 아침 6시 13분에 일출을 본다고 사진 작가 몇 사람이 천왕봉에 오를 때 나는 어제에 이어 천왕봉에 올라 있었다. 그리고 제석봉에서 천왕봉 사이로 보는 일출경이 더 장관이라는 누군가의 말을 기억해서 6시 경에는 자리 잡고 앉아서 굽은 손을 호호, 불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마침내 서곡이 끝나고 아침 6시 19분 아침 6시 20분 아침 6시 21분 천왕봉 사이로 떠오른 태양의 얼굴을 본다. 그렇게 먼 곳으로 가 계시는군요. 그래도 첫 발자국을 무사히 떼고 돌아온 기쁨을 알리고 싶습니다. 비록 더디고 네 발 짐승으로 기어 오른 산이지만, 그 산은 저를 배척하지 않았다는 마음에 용기를 얻습니다. 이 가을 계신 곳에서 건강하시고 평안한 휴식이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