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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지킴이 (hyangji@netsgo.com)
◎ 2001/10/31(수) 12:45 (MSIE5.0,Windows98) 211.198.157.192 1024x7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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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웅덩이 설화'를 퍼다놓고^^
권애숙 시인 반갑습니다. 만난 적은 없지만, 그대 홈에는 몇번 들렀다오. 미모와 재주를 겸비한 시인. 다양한 글쓰기를 거뜬히 소화해내고 있는 이. 느낌과 경험을 사회와 나눌 줄 아는 사랑과 아량까지 읽을수 있었네요^^ 이렇게 방문해주니 고맙구려. 그대홈에 들렀더니, 시 '웅덩이 설화'가 내 마음을 포옥 끌어당기는구려. 사람본듯 훈훈하기에 여기 옮겨둡니다.
웅덩이 설화
권 애 숙
누가 오랫동안 파낸 것 같은 저 여자
마른 쑥색 옷을 입고 앉아 툭, 행인들이
동전이나 돌멩이를 던져 넣어도 소리가 없다
검은 물풀들이 엉겨 일렁이는 미간
잠시 꿈틀, 하다 이내 다시 고요해진다
동이로 퍼 올려도 쩍쩍 갈라지던 층층 다랑논
치마끈 다 풀어도 모자라던 어린 논배미들
모두 웅덩이 곁을 떠나고, 그만 잦아들고 있는
지하도 계단 밑 늙은 웅덩이
바짝 다가앉아 주름 속을 들추어보니
고둥이나 미꾸라지처럼 아무도 몰래 키운 것
꽃반점으로 솟아 있다
내 안의 웅덩이가 깊이 패이는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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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2001.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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