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타노이아
백담사에 다녀왔습니다
산 속에 묻혀있던 절이 세속으로 나와있더군요
세월의 변화에는 견뎌내는 것이 없나봅니다.
산사는 변했지만 그래도 산과 물은 그대로라 얼마나 반가웠는지
밤늦게 사람들을 피해 뒤뜰에 앉아 있었습니다.
나무들이 물결소리를 내며 내가슴을 자극합니다.
잠시 눈을 감으니 마음에서 울컥 눈물이 솟습니다.
설악산 백담사 뒤뜰에서 난 회개하였습니다.
내가 알고 지은죄와 모르고 지은 죄들에 대해...
내가 이렇게 눈을 감고 있는 동안에도 남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건 아닌지
나무들이 바람에 마음을 내놓는 것처럼 나도 내 마음을 바람에
내놓습니다.
사람들이 산을 우러러보는 이유는 아마도 회개하는 마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의 마음을 열고 한 없이 겸손해지는 마음, 그리고 평화로운 마음
돌아오는 길 내내 그 평화로운 마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여담입니다만 밤늦게 백담사에 도착하여 밤길을 걸으면서 선생님이 지리산에서 만났다던 도깨비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곳에서 만나셨던 좋은 사람들도 생각했습니다.
오서산은 꼭 가보고 싶은 산이지만 늘 고향에 내려가면 바라보기만 했을뿐 가보지 못했습니다
저희 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오서산은 영산이라고 말씀해주셨지요
아버지와 꼭 한번 올라가보고 싶은 산이었습니다.
이젠 천마산 기슭으로 오고난 후 어머니가 조금씩 산에 다니기 시작하셨으니
후회하기전에 어머니와 한번 가야겠습니다.
전 아직도 광천이라는 단어만 들어도 오서산이라고 발음만해도 뭔가 울컥한 것이 가슴에 있습니다. 집착을 버리지 못한 탓이지요
고향은 곧 아버지기 때문이니다.
오서산을 보여주신 선생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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