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심가득 건강히 돌아오십시요.
임오년 새해 아침.
맑은 햇살에 활짝 열어젖힌 베란다 창문 너머로
북한산의 싱싱한 줄기가 다가섭니다.
티 하나 없는 푸름을 배경으로
제야에 내린 백마의 갈기 같은 눈빛과 어우러진
인수봉 정수리의 도도한 풍광이
모처럼 작정한 가족과의 한 끼 식탁도 멀게하고
결국은 비브람 끈을 조여
영하10도의 찬바람 속으로 내몰게 하고 말더군요.
삼각산 그 정점의 ‘백운대’
836m가 주는 고도 감보다도
500년 수도 서울의 진산이라는 의미의 메시지가
온갖 사람들을 유혹해 불러 모았나 봅니다.
막걸리 한사발로 산주인께 세배 올리고
붐비는 미끄럼 길 힘겹게 내려왔습니다.
고국의 산 소식,
이렇게나마 전해드리오니 잊지 마소서.
'미시간' 얼마나 계실 것인지요.
한 곳에서 진득하니 머물러 있기엔
바쁜 두 다리가 마음을 재촉 아니 하실는지요.
물 건너 음식 타박 마시고
시심 가득 담아
건강히 다녀오십시오.
새해 인사로 대신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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