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게이트맘 (hyangjio@hanmail.net) ◎ 2002/2/2(토) 02:44 (MSIE6.0,WindowsNT5.1) 35.9.12.91 1024x768 Re..땅과 사람의 향기를...^^   김선생의 글을 제인의 집에서 읽었답니다. 일주일 동안의 서부 여행을 끝낸 뒤였죠. 무척 반가웠고, 또 고맙습니다. 어두워가는 엘에이 도심에, 무척 번화한 한인타운 중심에, 내가 탄 버스가 도착하였을 때, 제인은 남편과 함께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인의 집이있는 그라나다힐에서 한인타운까지는 꽤 먼거리인데, 나를 기다리느라 두 사람이 겨울 해를 지우고 있었던 겁니다. 나를 위해 준비해둔 밥상은 한국 안에서 받은 어떤 밥상보다 한국적이었습니다. 고마워서 목이 메었지요. 맛나게 먹었습니다. 길고 먼 여행의 피로를 잊었습니다. 다음 날은 엘에이에 사시는 한국시인들을 반났습니다. 문금숙. 김영교...오랫동안 이국에서 살면서도 모국어로 시를 쓰는 것이 무엇보다 큰 힘을 주는 모양이었습니다. 그분들이 묶은 동인지와 저서들도 받았지요. 아무리 무거워도 돌아갈 때 지니고 갈 것입니다. 또 하나의 기쁨은 그분들 중에 조윤호시인이 있었다는 겁니다. 사진으로 볼 때보다 훨씬 젊고 핸섬했습니다.^^ 우리는 동지처럼 마음이 통했고, 서로의 지난 날도 이야기하며 비오는 바닷가길을 달렸습니다. 갈매기가 있었고, 찐 옥수수와 붉은 게다리가 있었고, 내 앞에는 코로나라는 멕시코맥주도 한병 있었습니다.  쉬지않고 비가 내려서 초라하던 마음이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오르는 빗방울처럼 태평양 바닷바람을 타고 출렁거리기도 했습니다. 좀더 머물고 싶었지만, 머지않아 어둠이 내렸고, 헤어져야했지요. 그리고, 그 다음 날 새벽엔 제인의 집을 떠났지요. 엘에이공항에서의 전송은 서운한만큼 다가오는 정을 깊이 느꼈답니다. 나를 위해 밤잠을 설친 부부의 모습은 지금도 내 눈안에 남아있답니다. 그보다 더 아름다운 그림이 어떤 것일지요..... 나를 위해 축복의 말씀을 남겨주신 여러분께도, 잘 있다는 소식을 덧붙입니다. 오늘 다시 여행을 떠납니다만, 돌아오면 이내 돌아갈 것입니다. 나의 이번 여로에 큰 힘을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곳 땅과 사람의 향기를 여기 조금 놓아둡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