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통 다녀갑니다
지난주에는 며칠동안 안개가 심했지요.
그리고 비가 내리고 결국 오늘 아침
얼음처럼 차가운, 차갑게 투명한 겨울의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종종 걸음으로 왔더니, 이렇게 게시판이 아기자기 바뀌었네요.
선생님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는 신호로 보여져서
저도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겨울이라 더욱 몸을 살피셔야 할 줄 압니다.
지난주 안개 때문에 썼던 시 한편 음악과 함께(스피커를 켜주세요^^) 남기고 갑니다.
게시판 새단장 기념으로... 소통 다녀갑니다. 꾸벅^^
소재들, 열한번째 이야기
툭하면 안개가 낀다 안양에서 특별시로 이어진 도시외각순환도로에는 그러면 으례 사소한 사건들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빵, 빵, 빠아아아아아아아야이야이얏앙 크랙션이 울리자 앞 차에서 덩치가 내리고, 뭐야 이 ○○꺄 당신이 갑자기 끼어들었잖아 사고날 뻔 한 거 몰라 사고 안났잖아 ○꺄 당신 몇살인데 욕이야 이거 말려 말리지마 구경났다고 안개 속에서도 구경났다고 난장이 선다 저러다 말겠지만 혹시라도 저 작은 사내가 몇대 맞고 피를 흘린다 해도, 개인적인 불행일 뿐, 안개의 탓은 아니다*
특별시로 가기 위해서는 어차피 이 길을 지나야 한다 더 자욱한 안개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그러나 아무도 모르는 것 같다 여전히 안개만을 투덜거리는 사람들을 보면
이 순간의 안개야 지나면 그만이지만 저 사소한 사건이야 지나치면 그만이지만 그만이지만
(2001. 11)
* 기형도의 <안개> 중에서
◎ 게이트맘 11/26[21:57] 211.221.137.138
박시인! 소식 남겨주어서 고마워요. 함께 올려주신 시 '소재들, 열한번째 이야기'는 길안에서 만나
는 다툼들을 주제로 삼고 있어서 재미있네요. 너도나도 특별시를 향하여 달려가는 길에 안개가 자주
끼고, 그때마다 사소한 다툼들이 벌어지고, 그러면서도 그 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또 다시 달려야하
는... 우리들... 문득 뒤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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