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름:이영휴 (hue@hue.pe.kr) ◎ 2004/1/19(월) 02:20 (MSIE6.0,Windows98) 218.147.147.200 1024x768 Re..해피 해피한 명절!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 어제 오늘 이천골에는 눈이 퍽 많이 쌓였습니다. 즐거웠다 말하고 싶군요. 어디선가 이미 녹다 얼어 빙판이 되고 또 질퍽하게 거리를 헤메는 일도 있어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물론 조심하고 조심해야겠지요. 내가 사는 곳은 눈내린 밤에도 동화 속 풍경입니다. 아직 오지 않는 눈을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군요. 눈내리면 무엇을 하고 싶습니까? 어린 시절에는 눈을 굴려 눈 사람을 만들다 편을 갈라 눈싸움을 했습니다. 또 있군요. 두 손으로 다리 사이로 나온 비료포대을 움켜잡고 눈썰매를 탔습니다. 아직도 눈내리면 마음 풍경 속으로 걸어 갑니다. 잠시만 한가로와 지십시요. 눈을 감고 유년의 꿈 한 조각을 띄워 설원으로 달려가 보십시요. 눈 녹은 자리 걱정으로 무거운 마음을 덧칠하기 전에 잠시 한가롭게 마음 풍경을 그려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눈은 오지 말라고 해도 옵니다. 오라고 해도 오지 않습니다. 그러나 눈내리면 하얀 설원으로 달려가시기 바랍니다. 그 바램만으로 우리는 자주 행복할 수 있습니다. 눈내리면 숨이 차도록 달리고 고르지 못한 숨을 내뿜으며 상기된 얼굴로 유년의 뜨락을 거닐기 바랍니다. 여린 싹 같던 유년의 꿈들을 더듬어 찾아내시기 바랍니다. 팽이를 칠까요? 썰매를 탈까요? 살얼음판이 깨져 얼싸한 느낌으로 메기를 잡으면 어떻습니까? 바지 가랑이 젖거나 찢어진들 뭐 어떻습니까? 엉덩이 살이 비져 나오도록 눈 사람으로 환생해 보는 겁니다. 혹 아이들이 컴퓨터 게임에 빠져 있다면 아이 앞에서 행복한 눈사람이 되어주는 것은 어떻습니까? 처마 끝에 달린 고드름을 따다 중세의 기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눈을 굴리며 혹 돋아난 여린 봄씨들이 움트는 것을 보지 않을런지요. 이천골은 종일 비처럼 내리던 눈이 흩날리며 해저녁까지 눈이 내리다 멈추었습니다. 눈내리던 자리에 별이 돋아난 것을 보니 1월의 눈내린 밤은 수평선 너머 먼 바다의 소식처럼 너무 아름답습니다. 그대 혹 지난 겨울에 얼어붙었던 마음이 있었다면 눈처럼 대지의 봄으로 돌아오시기 바랍니다. 오늘 밤에도 푸른 별이 떴습니다. 내일은 해가 솟을 것이고 둥근 달이 뜨면 쪽달이 뜨는 날도 있습니다. 자연은 메마른 영혼을 위해 날마다 다른 축제를 준비하고 있나 봅니다. 먼 곳의 그대도 외로와 하지 마십시요. 저 별을 함께 바라보면서 내 마음의 풍경을 전하니 길 떠나는 시간에 쫒겨 서두르지 말기 바랍니다. 그대를 닮은 눈 사람은 귀한 손님입니다. 아궁이 속에서 숯검정을 꺼내서 눈썹도 만들어 주고 오래돤 구닥다리 안경을 씌워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대가 자주 쓰던 중절모 하나를 씌워 주었더니 지성적이면서도 해학을 아는 이미지입니다. 오늘 밤 별이 뜬 언덕에서 춥지 않게 목도리를 둘러 주었습니다. 아마 내일 아침이면 따뜻한 눈사람 하나가 별을 어깨에 달고 먼 바다 너머 그대 창문을 두드릴 겁니다. 그리움이 그리움을 찾아가듯이 눈이 그리워 눈사람이 된 사람들은 오늘 행복했을 겁니다. 우리 사랑이라 이름지었던 소박한 진실이 담긴 정겨움, 그대 눈시울 붉어질 소식 모두 눈 사람 마음으로 별 편지에 동봉합니다. 문득 삶에서 터지는 맑은 웃음을 보고 싶은 1월의 눈내리는 밤입니다. 어느 날 추억으로 되살아나는 아름다운 눈 사람은 언제 만나도 아름답습니다. 내일은 더 아름다운 추억이 될 오늘이기 바랍니다. 그대, 더 나은 내일을 바란다면 오늘 추억이 아름다운 사람이 되시기 바랍니다. 나는 삶이 그런 사람이 늘 그립습니다. 그 기다림으로 내 마음 속 풍경이 가득한 오늘입니다. 곧 우리 우리 설날입니다. 더불어 마음 풍경이 환한 꿈을 꾸는 날이 되기 바립니다. 20040118 눈내리는 1월의 밤에, 해피한 명절을 누리고 더 해피한 날들 계속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곳을 찾는 모두에게도 해피한 명절이기를 같은 마음으로  바랍니다.^^* 오늘 밤은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가 된 기분입니다. 횡설수설하며 해피 굳 나잇, 후다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