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늦가을, 늦은밤에
선생님, 잘 지내시는지요.
오랜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글 남깁니다.
항상 이 홈페이지의 언저리만 서성거리다
오늘은 용기를 내어 이렇게 발자국 남깁니다.
늦가을의 화계사는 수령 사백년의 느티나무를 품에 안고 아무 말 없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안개 자욱한 수유 일대를 한참동안 정처없이 헤매었습니다.
알 수 없는 것들이 그려내는 매혹,
무언가 내 안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
그런 정처없음이 저를 살게 만듭니다.
어제, 선생님 전화 받고 한동안 얼얼해 있었습니다.
이제 시작이구나, 라는 생각과
내가 책임져야 할 말들의 무게가 한꺼번에 밀려와서 혼났습니다.
항상 지켜봐주시는 선생님께,
오래도록, 그리고 치열하게 쓰겠다는 다짐으로
감사의 인사를 대신합니다.
건강하세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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