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캄캄한 이야기(정한용 선생님께!!) *~,~;;
무슨 요술을 걸어놓으셨나, 답글이 달리질 않아서 여기다 새칸 하나 씁니다. 요 아래 글은 '두;ㅣ로!'가서 찾아낸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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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지요^^
어둑할 무렵에 중앙공원엘 갔었어요. 캄캄한 능선길을 여자(나 아직 여자 맞지?) 혼자 걸어 올라가려니 산비탈 무덤 들이 묻습디다.
"어이 아지매 어디 가능교?"
"집에 갑니다"
"집에서 오는 길 아니요?"
"아니요 저 건너편에 있는 아파트에서 왔소"
" 거 참 알 수 없는 여자로고" ~~~~~~
"아무튼 나는 이 산을 다 걸어 집으로 돌아갈거요"
가로등이 드믄 드믄 서 있어서 나무 그림자들이 머리를 풀었다간 달랑 말아올리곤 하데요. 으시시 한 거이 오히려 좋았습니다. 반시간 넘게 걸어 산을 다 내려오니 얼어붙은 호수가 반깁디다.
얼어붙기 시작한 호수.. 얼음 위에 비치는 불빛이 스산했습니다. 에구에구 고기들이 춥겠구나. 얼어붙은 물밑에서 꼬물꼬물 돌아댕기고있을 붕어새끼들을 생각하는데, 어디서 철철철 소리가 나는겁니다. 에구 나 위로하느라 그런지 입을 꽉 다물고 있던 분수들이 일제히 말을 시작하는거였습니다. 어떤 것은 부채살처럼 알랑거리고 워떤 것은 솜사탕처럼 속삭이고..에구에구 내가 저맛에 여기 온다. 컴컴한 소나무 밑으로 가서 물속을 들여다 보는데, (아니아니 얼음 속을) 내 그림자에 갇혀있던 시간들이 휘리릭 날아가고 내가 내 속으로 살금살금 스며듭디다. 아아 요롷고롬 추운 곳에 오니 콧물이 찔끔찔끔 나올 정도로 누군가 등짝을 후려쳐도 안보일정도로 컴컴하고 추운 곳에 오니 으시시한 무덤들을 만나고 고인돌들을 만나고 오니 그리고 나서 얼어붙은 호수를 보니, 아아 드디어 내가 밤 속으로 깊숙히 들어와 있으니.....아파트란 곳에서 난방 밸브를 꼭 잠궈도 훈훈하기만한 아파트란 곳에서 자도 잔 것 같질 않고 먹어도 먹어는 것 같질 않던 두달 열흘이 매롱매롱하기만하던 기분이 후다닥 정신이 들어설랑은 에에취~~~~~~몇번하고~~ 아아 드디어 하늘 한 번 마음놓고 올려다 보게 됩디다. 기를 쓰고 따라댕기는 자동차소리가 그래그래 너흰들 그렇게 떠들고 싶어서 그렇겠냐 돌아다보는 아량이 조금 생깁디다. 아아 이러다 여기 정들라 돌다리 즈려밟고 돌아왔습니다. 구름 다리 건너서 돌아왔습니다.
에구구 나 요렇게 살고 있지라우.. 이삿짐은 풀다말고 여직껏 팽개쳐두고, 이미 이땅에서 사라져버린 집에 돌아갈 날짜만 헤아리고 있다우... 흑...
율동은 나도 조금 아니 건너 오세요. 보리밥이나 한그릇씩 비벼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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